사카구치 안고의 추리소설 단편집 2탄!
소설 네 편에 추리소설에 대한 논픽션 두 편을 포함
무뢰파의 대표 작가로 일본 문단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카구치 안고. 하지만 그에게는 추리소설 애호가라는 또 하나의 얼굴이 있었다. 더구나 단순한 팬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창작도 선보여 탐정작가클럽상(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한 본격 추리소설 작가인 것이다.
추리소설의 팬이자 작가의 입장에서 그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엘러리 퀸을 높이 평가하며 공정한 힌트 제시를 통해 독자와의 게임을 펼치는 것이 진정한 추리소설이라고 말한다. 이제 사카구치 안고가 직접 독자에 대한 도전장을 내민다.
이미 출간된 『선거 살인사건』, 그리고 공동 단편집인 『그림자 없는 범인』에 수록된 단편 「그림자 없는 범인」을 합치면 사카구치 안고가 쓴 모든 추리 단편(연작을 제외한 개별 작품)이 전부 우리나라에 나온 셈이다. 명성에 비하면 늦은 감이 있고 비록 전자책이라는 형식이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소개하게 되어 다행이 아닐까.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 기회를 부디 놓치지 마시길.
◇ 투수 살인사건
300만 엔이라는 거금(소설 집필 당시에는 훨씬 거금이었을 것이다)을 받고 트레이드되기로 한 신인 투수 오오시카(大鹿). 하지만 그는 계약 다음날 칼에 찔린 시체로 발견되었고 계약금은 사라지고 없다. 교토의 명탐정이라 불리는 이코이(居古井) 경부가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뛰어드는데……!
◇ 산신 살인
문제아 아들이 자기 야망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 비정한 아버지. 그가 사이비 종교인들을 이용해 꾸미려는 범죄의 계략은? 범인의 심리와 의도를 처음부터 밝히고 들어가는 도서추리물.
◇ 심령 살인사건
심령술의 사기를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고 참석한 마술사 쿠다유(九太夫)는 뜻밖에도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어둠과 시끄러운 소리에 가려진 범죄는 누구의 소행일까? 일그러진 인물들의 얽힌 관계가 전후(戰後) 일본의 어두운 시대상과 만나 빚어낸 블랙 유머 미스터리.
◇ 가면의 비밀
부잣집 별채에서 발생한 화재, 그리고 밀실에서 불타 죽은 손님의 시체. 실마리는 그날 방문한 맹인 안마사가 엿들은 수수께끼의 협박범이 남긴 한 마디뿐. 이어서 마술사 탐정 쿠다유가 사건의 해결을 맡았다. 사카구치 안고가 숨진 해에 발표된 거의 유작에 가까운 작품.
◇ 나의 탐정소설
추리에 대한 논픽션. 자신이 선호하는 추리소설은 공정한 힌트를 통해 범인을 맞히는 게임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스스로도 언젠가 창작에 도전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불연속 살인사건』의 예고편이라 할 수 있겠다.
◇ 탐정소설을 꾸짖다
동서양, 특히 일본의 추리소설 대다수가 유치하고 독창성이 부족하다며 강하게 비판한다. 덤으로 『불연속 살인사건』에 대해 제기된 비판에는 변호를 하며 자신이 좋아하고 추구하는 추리소설이 어떤 것인지 강변한다. 약간 편중된 주장이긴 하지만 추리소설 팬이라면 귀담아 들을 가치는 있다.
사카구치 안고 坂口安吾, 1906~1955
니가타 현 출생.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며 다양한 언어를 공부했다. 동인지 『말』, 『청마』를 창간하고 소설 외에도 번역과 평론을 발표했다.
1931년 소설가로 데뷔, 단편 「바람 박사」가 평단의 인정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46년 2차대전 후의 시대정신을 그린 『타락론』과 『백치』를 발표하여 명성을 얻고 인기 작가가 된다. 다자이 오사무 등과 함께 무뢰파로 불리며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말년에는 아쿠타가와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스스로 추리소설 애호가임을 자처하며 다수의 추리소설을 쓰기도 했다. 『불연속 살인사건』으로 제2회 탐정작가클럽상(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